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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부터 꼭 보려고 했지만 기억속에 서서히 묻혀서 못봤던 <패신저스(Passengers, 2016)>를 얼마 전에 올레TV로 보게 됐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The Imitation Game, 2014>로 유명한 모튼 틸덤(Morten Tyldum) 감독의 모험, SF 영화다.
원래 SF 영화도 좋아하고 우주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데, 내가 좋아하는 배우 제니퍼 로랜스(Jennifer Lawrence)랑 <쥬라기 월드>에서 인상 깊었던 크리스 프랫(Chris Pratt)이 출연해 더욱 기대가 됐던 작품이다.
패신저스는 120년 후의 개척된 식민 행성으로 새 인생을 찾아 떠나는 우주선 아발론 호를 배경으로 한다.
120년의 동면 상태를 유지하고 개척 행성에 도착하기 4개월 전에 승객들이 깨어나게 설정이 되어 있는데 어떤 이유로 인해 주인공 짐 프레스턴(크리스 프랫)은 90년이나 일찍 동면기에서 깨어나게 된다.
5천 여명이 넘는 승객들 중에 자기 혼자만 먼저 깨어났다는 걸 알고 이상하다고 느낀 '짐'
이대로라면 남은 90년동안 이 우주선에서 살다가 개척 행성은 도착하기도 전에 죽게 될 것이다..
5000여 명의 승객들이 탑승할 만큼 어마무시하게 넓고 화려하고 즐길거리도 많은 우주선이지만, 사람 한 명 없이 혼자 남겨진 짐은, 그나마 대화를 할 수 있는 로봇 바텐더에게 매일 찾아가 대화를 나누는데 너무 외로워 보인다.
로봇은 로봇일 뿐, 진지하거나 인간들의 여러가지 생각을 담은 대화도 나눌 수 없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쓸쓸함이 느껴졌다.
어디로 도망갈 수도 없이 이 넓은 우주 공간에 사람 혼자 깨어 있는게 얼마나 외롭고 답답하고 힘든일인지 여러 장면들로 잘 표현이 됐고, 최고급 침실과 수영장, 게임, 영화관 모든 게 있어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단 한명의 인간이 없다는 게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일인지. 주인공의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짐은 혼자 지냈는데 외로움을 못이겨 죽고싶은 심정에까지 이르렀는데, 오로라 레인(제니퍼 로랜스)를 만난다. 오로라를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는 스포가 될 수 있으니 비밀!
1년 전 먼저 깨어났던 짐처럼, 평생을 아발론 호에서 지내야 된다는 현실을 인정할 수 없는 오로라ㅠ_ㅠ 너무 이해가 간다.
단 둘이 우주선에 있는 두 사람은 서로 의지하면서 깊은 사이로 발전한다. 먼저 깨어난 짐이 아발론 호에서 먼저 알게된 것들을 가르쳐 주면서 그들만의 추억을 만들고 신기한 데이트를 한다. 주인공 짐한테 희망이 생긴 것 같아서 너무 다행이었다..
우주선이기 때문에 가능한 특별한 데이트 장면들이 많이 나왔는데 너무 로맨틱했다. 어디 갈 곳도 없이 단 둘이서만 살아가야 하는데 90년이란 시간은 막막하지만 처음엔 그래도 행복하고 좋았을 것 같다.
그러나 행복한 시간도 오래 지나지 않아 우주선에 뭔가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예고편에서 보고 꼭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한 장면인데, 제니퍼 로랜스가 수영을 하다가 중력이 사라져서 슬로우 모션으로 큰 물방울이 된 수영장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헤엄치는 장면이다.
위 장면은 실제 촬영현장 스틸컷인 제니퍼 로랜스 눈빛연기도 잘하고 너무 섹시하고 성격도 쿨하고 너무 매력적이다.
서로를 의지하다가 실망도 하고 그러다가 다시 의지하고 같이 모험을 헤쳐가는 짐과 오로라. 우주선의 치명적인 결함을 찾아서 나머지 승객 5000명을 살리기 위해 끝까지 노력한다.
직업이 작가인 오로라의 꿈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는데 결말은 비밀..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 치고 눈으로 보여지는 스펙타클한 장면들은 많지 않아서 그런것만 기대하고 본 사람들은 실망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내용의 흐름이나 중간중간에 나오는 위기 상황으로 갑자기 무중력이 돼서 몸이나 물건이 뜨는 장면들이나 우주 밖을 헤엄치는 장면들은 완전 신기하고 SF답고 재밌었다.
<패신저스>를 보면서, 해 뜨기가 얼마 남지 않았던 고요한 새벽 4시쯤에 혼자 봐서 그런지 우주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쓸쓸함이 너무 와닿아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화려한 액션 보다는 신 세계 속 인간의 복잡한 감정들을 더 잘 다룬 영화고, 가끔씩 화면이 멀어져서 우주공간으로 앵글을 넓게 비춰줄 때면 인간은 너무 작고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나에게 뭐가 중요한지 자꾸만 생각하게 해줬다.
저렇게까지 혼자 남겨진 적은 없지만 새벽에 집에 혼자 깨있는 상황에 봐서 너무 깊이 몰입을 해서, 나까지 혼자인 것같은 외로움과 함께 몰입도 있게 잘 봤다. 특별히 모난 것 없이 지루하지 않게 줄거리가 잘 흘러가서 너무 깔끔했다.
한 번정도는 더 보고 싶은 영화인데, 12세관람가 영화는 왠지 시시한 느낌이라서 잘 안봤는데 그건 편견이었고 꼭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다. 재밌었다 <패신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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